“승리의 길 불가능해져…” 크루즈, 결국 패배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2016 미국의 선택]공화지도부 “트럼프로 단결” 급선회

2위를 달리던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사진)이 ‘트럼프 대세론’을 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크루즈 의원은 3일 인디애나 주 경선에서 대패한 뒤 “그동안 승리를 향한 실질적인 길이 있으면 (경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길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모든 것을 내놓았지만 유권자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그는 ‘정통 보수의 적자’임을 자임하며 강경 세력인 티파티, 기독교 복음주의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월 첫 경선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를 꺾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에게 번번이 패하며 줄곧 2위에 그쳤다. 트럼프에 맞서 인디애나 주에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손잡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크루즈 의원이 지난주 북동부 5개 주에 이어 인디애나에서도 패해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당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일삼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지 않도록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3월 중순엔 공공연하게 ‘트럼프 낙마 100일 작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대의원 1237명의 80% 이상인 996명을 확보한 트럼프가 인디애나 주에 할당된 57명을 모두 가져가게 되자 지도부의 트럼프 저지 전략은 물거품이 됐다. 민심이 트럼프에게 있음을 표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당초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매직넘버 달성을 저지한 뒤 7월 전당대회에서 제3의 인물을 당 대선 후보로 지명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 힐러리 클린턴’의 구도로 본선이 형성되더라도 트럼프의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자 트럼프 대세론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이 그를 뽑았다”며 “트럼프 반대가 계속되면 힐러리만 유리해진다”며 공화당원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공화당#트럼프#크루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