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프로 출연… ‘망가진 힐러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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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회복 안간힘… 트럼프 흉내도

최근 유세장에서 춤까지 추며 지지율 회복에 몸부림쳤던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번엔 코미디 연기까지 도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 NBC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깜짝 출연했다. 그는 3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발(Val)이라는 이름의 바텐더로 출연해 여성 코미디언인 케이트 매키넌과 정치적 조크를 주고받으며 적지 않은 웃음을 안겼다.

클린턴 전 장관의 역할을 맡은 매키넌이 술집에 들어서자 클린턴 전 장관은 술을 따라준 뒤 “오늘 무슨 일 때문에 왔느냐”고 물었고, 이에 매키넌은 “지난 22년간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머리 좀 식히러 왔다”고 말했다. 1993년 남편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으로 시작된 오랜 정치 역정을 가리킨 것이다.

이어 매키넌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첫째, 나는 할머니이고 둘째, 이 녹색 지구를 신뢰하는 한 인간”이라며 클린턴 전 장관이 자주 사용하는 어법을 따라했다. ‘평범한 할머니 대선 주자’라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이미지 메이킹을 비꼰 것.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말하는 걸 보니 당신은 정치인이군”이라고 반응해 객석의 폭소를 자아냈다.

클린턴 전 장관 연기의 하이라이트는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흉내 낸 장면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의 다소 투박한 어투를 따라하며 “그 사람은 ‘너희 모두는 실패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 아니냐. 그가 공화당 프라이머리 경선을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꼬집어 객석의 환호를 받았다. NBC 방송은 트럼프가 히스패닉 비하 발언 등 막말을 쏟아내자 최근까지 트럼프를 비판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클린턴 전 장관이 다소 어색하고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유머감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4일 발표된 NBC-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주자 중 여전히 불안한 1위를 기록했다.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33% 지지를 받아, 28%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5%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힐러리#대선#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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