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서도 관측된 中톈진항 대폭발 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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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화학물질 보관창고서 사고 50명 사망… 위독한 부상자 많아
진화나선 소방관 48명 사망-실종… 주변 호텔 투숙 한국인 3명도 부상
차량 1000대 불타… 현대車도 피해

중국 동북부 최대 항구인 톈진(天津) 항에서 12일 오후 11시 30분경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700여 명이 부상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부상자 중 71명은 위독한 상황으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폭발로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톈진 소방무장경찰총대 소속 소방관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 12명이 사망했고 36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부상자 중에는 한국인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톈진 항 인근 호텔에 투숙했다 폭발로 유리창이 깨지면서 다쳐 다섯 바늘을 꿰맸다.

폭발은 톈진 항의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컨테이너 창고에서 처음 발생해 2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중국지진센터는 “1차 폭발은 티엔티(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폭약) 3t 규모였으며, 30초 뒤 발생한 2차 폭발은 TNT 21t 규모였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컨테이너 부두의 위험물 창고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볼 때 인화성 물질을 보관한 창고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창고에는 탄화칼슘, 칼슘실리콘합금, 시안화나트륨 등 폭발하기 쉽고 독성을 띤 화학물질들이 보관돼 있었다.

폭발 당시 톈진 항에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화염이 수십 m 치솟아 인공위성으로도 선명하게 촬영될 정도였다. 소방차와 구급차 150여 대와 소방관 1000여 명이 폭발 현장에 즉시 투입됐다. AP통신은 “톈진 항에서 10∼2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연기를 피해 방독면을 쓰고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사고 장소 인근에는 완성차를 보관하는 야적장이 있어 자동차 업체들의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 1000여 대가 모두 불에 탔으며 일부 한국기업도 피해를 봤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해외에서 조립해 들여온 완성차를 보관하는 야적장이 있다. 어느 정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가 폭발을 우려해 현장 접근을 통제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톈진 항의 야적장에는 4000여 대의 차를 보관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외에 폴크스바겐, 르노 등도 피해를 봤다.

또 이번 폭발로 50∼60개의 물류회사가 피해를 봤으며 중국 해관(세관) 본관 건물도 일부 파손돼 톈진 항을 통한 한중 간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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