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약 엄단에도 복용자 급증…4년새 2배 가까이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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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의 아편이나 50g이상의 필로폰 헤로인을 밀수 판매 운수 제조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다.’(중국 형법 347조)

중국은 마약 사범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단속 처벌하는 국가 중 하나지만 마약 복용자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도 낮아지고 도시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마약 관련 사망자도 4만9000명에 이른다고 관영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29회 세계마약 퇴치의 날’(26일)을 앞두고 중국국가마약위원회와 공안부 등은 24일 처음으로 ‘2014 중국마약형세 보고’를 발표했다.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 복용자로 등록된 사람은 295만5000명으로 2010년 154만3000명에 비해 92% 늘었다.

등록자의 연령은 18세 미만이 42%, 18~35세가 56%를 차지했다. 위원회는 실제 마약 복용자는 1400만 명에 이르며 35세 이하가 5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인구 13억6782만명(2014년)의 약 1%가 마약 복용자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합성 마약 복용자가 헤로인 등 전통 마약 복용자를 처음으로 앞질러 마약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마약 복용자는 과거에는 실업자, 자영업자, 농민 그리고 농촌에서 도시로 온 농민공 등이었으나 지금은 대기업 직원, 프리랜서 등 직장인과 연예계 종사자, 공무원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홍콩 배우 청룽(成龍)의 아들 팡쭈밍(房祖名)도 마약 혐의로 6개월 수감됐다가 2월 13일 석방됐다. 마약 사용으로 낙마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궁웨이궈(¤圍國) 후난(湖南) 성 린샹(臨湘) 시 시장은 나체 상태로 마약에 취해 있다가 체포돼 4월 직위가 박탈됐다.

최고인민법원은 마약 사범이 2007년 4만3360명에서 지난해 10만9692명으로 매년 15% 가량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부는 올 4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마약 거래 등을 집중 단속한 결과 832개 사이트에서 1만4878건을 적발해 3만2871명을 체포했으며 마약 3.3t을 압수했다고 관영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마약의 주요 공급지는 해외에서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의 ‘황금 삼각지’(헤로인과 필로폰)와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접경 ‘황금 초승달지역’(헤로인)이다. 중국 국내 생산도 늘어 광둥(廣東) 쓰촨(四川) 성(필로폰과 케타민)이 주요 생산 지역이지만 동북 3성 등 사실상 전국에 걸쳐 있다.

최근에는 북한으로부터의 마약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마약 범죄로 사형이 집행된 한국인 중 한 명도 북한으로부터 대량의 필로폰을 들여온 혐의였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지난해 “중국이 주요 합성 마약품의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광둥 성 루펑(陸豊) 시의 한 공장에서만 2.9t을 압수했다며 밝혔다. 올해 1월에도 루펑 시의 다른 공장에서 2.4t의 마약이 압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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