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느라 결혼식 방해한 오바마, 신부에게 직접 전화 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14시 23분


오바마 대통령. 동아일보 DB
오바마 대통령. 동아일보 DB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골프 사랑’이 미군 현역 육군 대령 부부의 결혼식을 방해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휴가 중인 하와이의 한 해군기지 내 카네오헤 골프장에서 고교 동창들과 골프를 쳤다. 그런데 마침 이 시간 골프장 16번 홀에선 신랑 에드워드 말루 대령과 신부 나탈리 하이멜 대령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던 예비부부는 27일 오후에야 골프장 측으로부터 “오바마 대통령 일행이 골프를 칠 수 있게 하루를 더 기다리거나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앞서 이들 커플은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결혼식 초청장을 보냈으나 정중하게 거절하는 답변까지 들었던 터였다.

말루 대령의 여동생인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결혼식 초대를 거절하는 편지가 온 지 몇 시간도 안 돼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때문에 예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 게 아이러니”라며 어이없어 했다. 결국 이들 부부는 해군기지 부대장의 관사 근처 잔디밭으로 결혼식장을 옮겼다.

라운딩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실을 보고받은 후 신부 하이멜 대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결혼식을 방해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결혼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신랑 측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홍수와 에어아시아 항공기 사고로 비상이 걸린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와 골프 라운딩을 가져 결과적으로 나집 총리를 난처하게 만든 바 있다. 나집 총리는 ‘홍수 골프’를 쳤다는 게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하와이 휴가 일정을 중단하고 26일 말레이시아로 급거 귀국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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