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번엔 ‘경제G2 위상 굳히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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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금융굴기]
‘美 뒷마당’ 중남미 순방때마다 깜짝 발언-행적
‘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도 제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 이후 네 번째로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순방에 나섰다. 시 주석은 중남미를 방문할 때마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말이나 행적을 남겨 이번 순방에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이 진행 중이어서 시 주석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여건은 갖춰졌다. 중국은 3, 4일 미국과 전략경제대화를 가졌으나 오히려 ‘제로섬 대결의 성격이 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평가했다. 쿠바에서는 ‘반미 선봉장’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도 만난다.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도 제안해 경제 영향력 확대의 발판을 만든다.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외국인들이 중국을 함부로 비판하고 간섭한다. 중국은 해외로 혁명과 빈곤, 기아를 수출한 적도 없다.”

2009년 2월 11일 멕시코를 방문 중이던 당시 시 부주석은 현지 화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평소 신중한 언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시 부주석이 중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상응하는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2011년 6월 쿠바 방문 때 카스트로와 아바나를 돌아보다 자신을 알아보는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이자 중국이 1970년 4월 발사한 1호 인공위성이 올라갈 때 울려 퍼진 노래인 ‘둥팡훙(東方紅)’을 카스트로와 합창했다.

지난해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코스타리카 트리니다드토바고 멕시코 등 3개국을 순방할 때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동행해 ‘펑리위안 열풍’을 일으켰다. 펑 여사는 과거 국가주석의 부인과 달리 성격이 활달한 데다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펑 여사는 이번 순방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순방국 정상 대부분이 배우자가 없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홍콩 밍(明)보가 14일 전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대통령이 여성인 데다 배우자와는 이혼 또는 사별했고 카스트로 전 의장도 2007년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한편 시 주석은 남미로 향하던 13일 그리스를 방문해 “평화 수호는 세계 각국 인민의 공통된 염원으로 국제사회는 파시스트 침략 전쟁을 부인 및 미화하려는 시도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중해 로도스 섬에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 등과 회담하면서 이렇게 뜻을 같이했다.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를 비롯해 최근 일본의 중국 침략을 비판한 것과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둥남미#경제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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