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대선자금 조사받다 경찰에 구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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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로레알서 불법자금 받은 의혹
재판 정보 빼내려 판사매수 혐의… 수사 결과따라 재선 도전 치명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59·사진)이 2007년 대선 자금 문제와 관련해 1일 구금된 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전직 대통령이 경찰에 구금된 것은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연루된 대선 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그의 2017년 대선 출마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프랑스 검찰과 경찰이 2007년과 2012년 사르코지 대선 자금 등과 관련해 조사하는 사건은 총 6건에 이른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파리 근교 낭테르의 경찰 반부패팀 청사에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해 조사를 받다가 구금됐다. 경찰은 24시간 동안 구금 상태로 사르코지를 조사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구금을 하루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당선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5000만 유로(약 691억 원)의 선거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수사당국은 이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전화를 도청하다가 그가 프랑스 최고법원인 파기법원에서 자신과 관련된 ‘베탕쿠르 스캔들’의 재판 진행 정보를 불법적으로 얻으려 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카다피와는 별도로 세계 최대 화장품회사인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도 15만 유로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베탕쿠르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당국에서 압수한 자신의 수첩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려주면 그 대가로 파기법원 판사인 질베르 아지베르에게 모나코의 고위직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첩에는 2007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의 전모를 풀어줄 중요한 단서들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은 “도청은 옛 동독 비밀경찰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사회당 정권의 정치적 수사”라고 비난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프랑스#니콜라 사르코지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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