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 만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 ‘비닐봉지’ 덕에 기적적으로 살아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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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13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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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주방에서 남은 음식을 담거나 채소 등을 냉장 보관할 때 주로 쓰는 ‘비닐봉지’가 조산아의 생명을 살리는데 사용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5주 만에 각각 630g, 690g의 몸무게로 태어난 클레어 베브(Claire Bebb·38)씨의 쌍둥이 자매가 위생 비닐봉지를 활용한 치료법 덕에 기적적으로 생명을 유지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료진은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생존 확률이 50%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레어 씨는 임신 25주 차에 복통을 호소, 남편과 함께 영국 웨스트요크셔 주(州)에 위치한 브래드퍼드 왕립진료소를 찾았다. 의료진은 아직 25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기들의 탯줄이 꼬여 있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산모와 아이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며 클레어 씨를 즉시 분만실로 안내했다.

그렇게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바로 신생아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현재 생후 8개월이 된 쌍둥이 자매 메이지(Maisie)와 해티(Hattie)의 엄마 클레어는 출산 후 처음 쌍둥이와 만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클레어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메이지와 해티가 튜브를 꽂고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비닐봉지 안에 담겨 머리만 내놓고 누워 있었던 것이었다. 마치 슬리핑백에 누워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클레어는 “출산하고 나서 아기들을 봤는데 내 손보다 크기가 작았다. 매우 연약해보였다. 그래도 그들은 호흡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며 “메이지와 해티가 태어난 지 이제 8개월이 됐다. 비닐봉지 안에 누워있었던 그 작은 아기들이 지금 내 곁에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조산아를 비닐봉지에 넣어 치료하는 방법을 영국에서 처음 시도한 사람은 영국 리버풀 여성병원의 빌 욕스올(Bill Yoxall) 박사다. 그는 “조산아들은 몸이 너무 작고 피부가 완전하지 못해 추위를 아주 쉽게 느낀다”며 “일반 음식 보관용 비닐봉지가 조산아들의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비닐봉지는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며 아기의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비닐봉지’를 활용한 이 방법은 미국에서 1971년 처음 연구됐으나, 보다 심층적인 연구는 1990년대 후반이 돼서야 이뤄졌다. 지금은 빌 박사를 시작으로 영국 전역의 병원에서 조산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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