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美-러에 ‘양다리 전략’… 서방 對러제재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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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대에도 러에 상륙함 판매 강행… 오바마-푸틴과 하루 두차례 저녁만찬
G7 “北, 핵-미사일 개발 중단” 성명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동맹국들의 대(對)러시아 제재 전선에 미묘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미스트랄 상륙함을 러시아에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는 22일부터 생나제르 항에서 러시아 해군 400여 명을 대상으로 상륙함 운영을 위한 훈련을 실시한다. 프랑스는 2011년 16억 달러(약 1조6300억 원)에 상륙함 두 척을 러시아에 팔기로 했고 올해 10월과 내년에 러시아에 넘겨줄 예정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4일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친 뒤 “계약을 이행할 것”이라며 “함정을 제때 인도하지 않아야 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축구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긴 길이에 장갑차 110대, 공격용 헬리콥터 16대, 해군 450여 명이 탈 수 있는 미스트랄 상륙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심 전력이기도 하다. 미국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이 상륙함을 러시아에 넘기는 것은 나토 회원국의 통신 및 무기 체계 설계도를 고스란히 넘기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동맹국의 반대에도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함을 판매하려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다. 실업률이 10%에 이른 프랑스가 방위산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5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미-러 정상과 이례적으로 같은 날 저녁에 두 차례 비공식 만찬을 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양다리 전략’도 주목받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상륙함 판매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일 열린 G7 회의에서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악화되면 러시아를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선 러시아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대선 이후 개입의 폭을 줄이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G7 정상들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에서 드러난 인권침해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도 요구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러시아#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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