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反)부패 운동의 핵심 중 하나는 공무원들이 공금으로 먹고 마시는 걸 줄이는 데 있다. 14일 신징(新京)보는 정부의 향락풍조 배격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공금 유용 실태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의 조사 결과 중앙정부의 국장급 간부는 2002년 기준 일주일에 평균 1.1회, 성(省) 정부 국장급은 1.3회 연회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회 횟수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 많아져 시장은 15.1회, 현장(縣長·현은 군에 해당)은 18.2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하면 현장은 하루 3.6회나 연회에 갔다는 얘기다.
중국 공무원들은 업무를 빙자해 먹고 마시는 데 연간 3000억 위안(약 49조1820억 원)을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회 한 번에 1000위안(16만4000원)이 든다고 가정하면 해마다 3억 건, 하루 평균 82만 건의 공금 연회가 벌어진다. 연회가 잦은 이유는 식사 자리에서 공무원끼리, 혹은 외부인과 교제를 통해 얼굴을 익히고 서로의 민원을 해결하는 게 관례화돼 있기 때문이다.
연회의 의전 규정도 세밀하고 엄격한 편이다. 후난(湖南) 성 헝양(衡陽) 시는 홈페이지에 테이블 간 거리는 1.5m 이상, 주빈(主賓) 테이블과 통로의 거리는 2m 이상, 테이블과 벽과의 거리는 1.2m 이상 돼야 한다고 정해 놨다. 또 기관 명의로 손님을 접대할 때는 기관장 오른쪽에 ‘1호 손님’(제일 중요한 손님)을, 왼쪽에 ‘2호 손님’을 앉히되 기관장 정면에는 부(副)기관장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아울러 손님이 착석하기 전에 반드시 전채요리가 상에 올라와 있어야 하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테이블 위가 비어 있으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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