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日, 난징서 30만명 학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독일서 과거사 이례적 정면비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제무대에서 상대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영토 및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에 최고지도자까지 가세하면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유럽 순방 중 독일 베를린을 찾은 시 주석은 28일(현지 시간) 쾨르버기금회 초청으로 실시한 공개강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 전쟁으로 중국 군인과 민간인 3500여만 명이 죽거나 다치는 ‘인간 참극(慘劇)’이 벌어졌다”며 “일본은 특히 난징(南京)을 침입해 30여만 명을 학살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일본 과거사를 정면으로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즉각 발끈했다. 일본 외무성은 29일 주일 중국대사관 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0일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30만 명 이상이 학살됐다고 말했지만 (난징 학살 사망자) 숫자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며 “중국 지도자가 제3국에서 (난징과 관련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난징 관련 발언은 아베 총리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석상에서 ‘중국위협론’을 제기한 데 따른 맞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당시 “아시아에서 중국의 존재가 매우 큰데 중국이 최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힘을 배경으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등 도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아베 총리가 망령되게 국제무대에서 남의 이목을 현혹하고 중국을 헐뜯지만 국제사회를 속일 수는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베이징=고기정 koh@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시진핑#일본#난징 학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