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충수에… 과거사 똘똘뭉친 韓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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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집단소송 중국인들… 한국 피해자 초청 연계방안 모색
위안부 소재 ‘여명의 눈’ 영화 제작도… 정부 “대립구도 어쩔 수 없는 현실”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망언이 계속되면서 일본에 맞선 ‘한국-중국 공동전선’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당초 이런 대립구도는 한국 정부에도 부담스러운 것이지만 최근엔 ‘일본이 저렇게 나오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에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며 “한중 대 북-일 구도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30일 “일제 강제징용 중국인 피해자들이 같은 문제로 소송 중인 한국 측 관계자 3명을 4월 2일 중국 허베이(河北) 성으로 초청해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중국 측이 이 회사와 소송을 먼저 진행한 한국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연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강제징용에 대해 한국 사법부가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만큼 한국 재판은 중국인의 배상판결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강제징용에 무관심하던 중국은 이달 19일 중국 베이징(北京) 시 제1중급법원을 통해 중국인 40명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공식 심리에 들어갔다. 일본은 중국 공산당 영향 아래에 있는 사법부가 재판 절차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이후 강화된 대일 압박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위안부 문제에서도 한국과 연계하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 쑹산(松山)에서 제작 중인 위안부 영화 ‘여명의 눈(黎明之眼)’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위안부 소재 한국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일본군이 1937∼38년 저지른 난징 대학살 기념일인 지난해 12월 13일 촬영을 시작했다. 또 중국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영화 제작도 추진 중이다.

당국 차원에서도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중 공조는 여러 차례 과시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1월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에서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완공했으며 현재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광복군 주둔지에 기념표석을 건립 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 23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갖고 중국의 이 같은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그동안 한국은 안 의사 기념관 개관식에 대표단 참석을 자제하는 등 일본을 나름 배려했다. 하지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안 의사 기념관 설치는 한중 우호 협력의 상징물”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28일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중국군 유해 437구를 반환하는 등 중국에 외교적 예우를 다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위안부#강제징용#중국#여명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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