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기회가 두 번 오는 일은 흔하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한 번의 기회를 썼고 국제사회 지도자들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은 2차 세계대전과 냉전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냉전이 도래한다면 역사는 책임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의 외교 사령탑 역할을 맡았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23일자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푸틴에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강한 경고의 메시지로 끝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에 크림자치공화국을 잃은 우크라이나, 그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정신 차리고 러시아의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 확장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달 초부터 WP는 미국의 전직 외교사령탑과 현직 국회의원, 국제문제 전문 언론인을 잇달아 등장시키는 릴레이 ‘기획 시론’을 게재했다. 당대 대가와 명필의 주옥같은 글들은 지구촌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꿰뚫어보는 국제정치적 혜안과 대안을 제시했다.
올브라이트의 글에는 민주당 정치 후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가 담겨 있었다. 같은 여성 국무장관 출신이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 참모였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의 8일자 기고 ‘우크라이나의 기상 전화(wake up call)’에는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담겼다.
라이스 전 장관은 “우리는 우리가 비운 공간을 민주국가 동맹들과 우방국들, 국제사회의 규범이 채울 것이라고 가정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비운 힘의 공백을 극단주의 세력이 채우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강성권력(hard power)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푸틴도 그들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지금 기상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깨어날 때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비용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1년 소련 해체 직후 학술 잡지 ‘더 뉴 리퍼블릭’에 미국이 ‘고독한 초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선언해 유명해진 보수적 칼럼니스트 찰스 크라우트해머는 21일자 칼럼에서 “푸틴은 크림 반도를 넘어 동부 우크라이나로 진출할지 결정 중”이라며 “대통령이여, 그에게 엄중함을 보여주라”고 건의했다. CNN 앵커 파리드 자카리아도 14일자에서 “오바마여! 세계를 결집하고 유럽인을 압박하고 러시아와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정치인의 당파성도 드러냈다.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0일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안을 끼워 넣은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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