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 집단적 자위권 행사 환영… 긴밀 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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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안전보장협의委 공동성명
케리-헤이글, 전몰자묘원에 첫 헌화… “야스쿠니=알링턴” 日주장 인정 안해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3일 제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일본 병사들의 유골이 안치된 도쿄(東京) 지도리카후치(千鳥ケ淵) 전몰자 묘원에 헌화하고 15초 동안 묵념했다.

지도리카후치 전몰자 묘원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전몰자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명용사와 민간인 유골을 안치한 국가시설이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 정치인들이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대신 지도리카후치를 찾으면 된다고 주장해 왔다.

교도통신 인터넷판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미국 각료가 전몰자 묘원을 참배한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를 일본과 동맹 강화에 나서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두 장관의 이번 헌화의 진정한 의미는 미국 워싱턴 근교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상응하는 일본의 시설이 야스쿠니신사가 아니라 지도리카후치임을 일본과 국제사회에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5월 ‘포린어페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이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장소인 알링턴 묘지를 생각해보라.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병이 안장됐다고 알링턴에 가는 게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건 아니다”며 “야스쿠니신사가 알링턴 묘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도 박근혜 대통령 취임 축하 사절로 2월 방한해 같은 주장을 했다.

한편 미일 양국은 이날 안전보장협의위원회 개최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재검토, 방위 예산 증액 및 신방위대강 작성 등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안보 정책에 대해 “미국은 이러한 노력을 환영하며 일본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는 문구를 담았다. 집단적 자위권을 구체화하기 위해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 분담을 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도 1997년 이후 16년 만에 개정에 착수해 내년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미국#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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