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에게 잡힌 귀상어, 모래밭서 출산…동물학대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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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의 해변에서 귀상어(Hammerhead shark)가 출산하는 진귀한 장면이 포착됐다. 한 낚시꾼이 해변에서 약 1.5m 길이의 귀상어를 잡아 해변으로 끌어올렸는데, 이 상어가 몸부림을 치면서 갑자기 새끼를 낳기 시작한 것. 이후 이 어미 상어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희귀한 장면은 11일 미국 플로리다 주(州) 베이 카운티 파나마시티 비치 시(市)의 한 해변에서 포착됐다.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낚싯대를 한손에 든 남성이 다른 한손으로 귀상어의 꼬리를 잡고 해변으로 끌고 나온다. 몸길이 약 1.5m의 이 귀상어는 끌려나오면서 거세게 몸부림을 친다.

이 때, 상어의 배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온다. 바로 새끼 귀상어. 이제 막 어미 뱃속에서 나온 새끼 귀상어들은 모래밭 위에서 파닥거리다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들어간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움과 충격에 가득 찬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후 해변 관리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상어를 깊은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 어미 귀상어는 길을 찾지 못한 듯 계속해서 해변으로 되돌아왔고, 결국 이날 오후 3시경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동물학대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상어를 잡아 해변으로 끌고 온 것으로 모자라, 새끼를 낳는 상어의 꼬리를 붙잡고 바다로 가지 못하게 했다며 문제의 낚시꾼을 맹비난했다. 또한, 주변에 모여 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기사 댓글을 통해 "아름다운 생명체가 추악한 인간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바다로 돌아가려는 상어를 붙잡아 못 가게 해 결국 죽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구경만 할 뿐 상어를 구하려 하지 않았다"라며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어미가 왜 새끼를 낳았겠느냐. 자기가 죽을 걸 알고 모래밭에서 새끼를 낳은 게 아니겠느냐"며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귀상어는 망치를 닮은 독특한 머리 모양 때문에 해머헤드 샤크(Hammerhead shark)라고 불린다. 상어는 그 종에 따라 알로 태어나는 난생(卵生)과 모체 내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뒤 태어나는 태생(胎生)이 있는데, 귀상어는 태생으로 한 번에 20~40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다 자라면 몸길이 5m, 무게 약 400kg에 달하며 주로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등을 잡아먹는다. 화가 나면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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