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상 생중계 의문투성이 ‘웨이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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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사진-지방시찰 상세 소개… 운영자 신분의혹에 “난 보통시민”

“팬들이 차량 대열에 너무 가까이 쫓아와 2대나 측면 추돌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화내지 않았답니다.”

5일 오전 10시 24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의 ‘학습팬클럽(學習粉絲團)’이란 계정에 오른 글이다. 이 웨이보에는 시 총서기를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최측근 인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수시로 올라온다.

4, 5일에는 시 총서기의 간쑤(甘肅) 성 시찰을 문자로 실시간 중계하듯 전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찍은 듯한 시 총서기의 사진들도 함께 실었다. 지난해 말 시 총서기의 광둥(廣東) 성 시찰 때 “시 총서기의 침실 머리맡에 난팡(南方)도시보를 뒀다” 등 공개되지 않는 소식들도 나온다. 이 밖에 시 총서기의 어린 시절 사진과 가족여행 사진 등 민감한 개인 정보도 있다. 최근에는 시 총서기가 개인 웨이보 계정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시 총서기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21일 개설된 이 계정은 민감한 내용으로 가득한 340여 개의 글에도 불구하고 폐쇄되지 않았다. 계정 운영자의 신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

흥미롭게도 운영자는 시 총서기를 ‘시 다다(大大)’로 부른다. ‘다다’란 ‘숙부’라는 뜻을 가진 산시(陝西) 성 사투리다. 운영자는 또 시 총서기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은 ‘펑 엄마’, 시 총서기의 어머니 치신(齊心)은 ‘치 할머니’로 부른다. 개인 소개란에는 시 총서기의 고향인 산시 성 출신으로 시안(西安) 전자과기대를 졸업했으며 성별은 여성이라고 적혀 있다.

이 계정을 시 총서기의 공식 선전팀이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화(新華)통신 기자나 국무원 중앙판공청 직원, 경호원이 운영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중국의 한 대학 교수는 “시 총서기가 책상에 앉아 신문을 보는 모습을 근접 촬영해 올릴 정도라면 일반적인 누리꾼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내외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면서 다만 자신은 시 총서기의 선전대원이 아닌 보통 시민으로 공산당원도 관리도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과 글은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누리꾼들이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시진핑#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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