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아시아의 힘, 북미+유럽 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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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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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NIC ‘20년뒤 지구촌 전망’

“중국 경제가 2030년 이전에 미국을 추월하면서 ‘팍스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평화)’ 시대가 저물 것이다. 아시아의 힘은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강국들이 세계의 패권을 나눠 가질 것이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10일 발간한 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30’에서 20년 뒤의 지구촌 모습을 이같이 예측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NIC는 4년마다 미래 세계 질서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보고서는 2030년에 아시아가 경제규모 인구 군비지출 기술투자 등 주요 지표 모두에서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 옛 소련 붕괴 이후 형성된 미국 중심의 ‘유일 강국’ 시대는 더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되더라도 리더십을 갖고 있는 미국은 여전히 ‘동급 최강’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경제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56%에서 2030년에는 절반에 한참 못 미칠 정도로 위축되는 대신 각 대륙 중간급 국가의 부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회사 골드만삭스가 한국을 포함해 방글라데시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터키 베트남을 지칭해 이름을 붙인 ‘넥스트 일레븐’의 전체 경제력은 2030년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경제모델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면 아시아의 ‘1등급 국가’로는 남겠지만 영향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5년 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1인당 소득 1만5000달러(약 1614만 원)에 도달하겠지만 이 순간에 민주화 운동이 촉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화된 중국은 더욱 국수주의적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인도의 경제성장 가능성에도 크게 주목했다. 노동가능 인구 성장률이 중국에 크게 앞서는 인도는 2048년경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고 분석했다. 2030년이면 세계 중산층의 절대 다수를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71억 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 83억 명으로 증가하며 중산층 규모도 현재의 10억∼20억 명에서 3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향후 15∼20년 내에 유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대다수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나며 대다수 국가에서 중산층이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계급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산층의 부상으로 개인 시민단체 국제기구의 힘과 역할 또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 인류가 맞닥뜨릴 과제는 EU와 유로화의 붕괴, 전염병 창궐, 중국의 경제 붕괴, 핵전쟁과 사이버 공격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온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통일이 되면 한국은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면서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질서 재편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년 전 NIC가 작성한 보고서는 2025년에 한반도에 하나의 통일국가는 아니라고 해도 모종의 남북연합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통일국가를 염두에 둔 분석을 내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팍스아메리카나#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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