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허리케인 ‘샌디’ 美상륙 임박…초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9일 22시 55분


학교·증시 30일도 문닫아
일부 해안지역 침수, 맨해튼 공사 크레인 추락 위험
카트리나 위력 초월..재산 피해 20조원 이상 우려

대형 허리케인 '샌디(Sandy)'가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북동부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샌디는 본토 상륙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 홍수와 해일을 발생시키는 등 세력을 더 확장하고 있다. 샌디는 '프랑켄스톰(프랑켄슈타인과 스톰의 합성어)', '몬스터스톰', '슈퍼스톰'이라고 불리면서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샌디가 미국 대륙에 접근하면서 댈러웨어주 레호보스비치의 해안도로 일부가 침수됐고 주변 건물도 파손됐다. 메릴랜드주의 슬리고 크리크 지역에도 홍수가 발생했으며 오션시티에서는 항구의인도가 크게 부서졌다.

맨해튼에서도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 미드타운에 건설중인 초고층 아파트 '원57'의 80층 높이 골조에서 공사 크레인이 부분 파손돼 골조에 겨우 매달려 있는 상황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오후 2시 기준 샌디가 뉴욕 남남동쪽에서 본토쪽으로 시속 28마일의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에 18마일 속도였던 것에 비해 훨씬 빨라졌다.

최대 풍속은 시속 90마일(약 144㎞)에 달해 전날 밤의 시속 75마일이나 이날 오전 8시의 85마일에 비해 더 강해졌다.

샌디는 이날 아침 진행 방향을 뉴저지 해안 쪽으로 바꾸어 뉴저지 남단을 겨냥하며 접근 중이다.

그러나 기상 당국은 샌디의 상륙지점과 관계없이 미국 동부지역의 모든 주민은 허리케인의 영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샌디는 2개의 폭풍과 합쳐져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강풍이 이어지는가 하면, 웨스트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산간지역에는 때 아닌 폭설까지 내렸다.

특히 NHC는 샌디가 상륙할 때까지 세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뉴욕 중심가 맨해튼에 최고 3.3m의 높은 해일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허리케인 탓에 180억 달러(약 19조 70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10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샌디의 위력이 2005년 8월 뉴올리언스 등 남부를 강타한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초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채널의 켈리 카스 앵커는 이날 특집방송을 시작하면서 "내 평생 가장 강력한 폭풍 가운데 하나가 지금 위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의 상륙을 앞두고 워싱턴DC의 연방정부는 이날 모두 문을 닫았으며 30일에도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에서 매사추세츠주에 이르는 북동부 지역의 주 정부도 30일에 업무를 보지 않는다.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댈러웨어,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주등지의 공립학교에는 모두 휴교령이 내려졌고 30일에도 휴교를 지속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증시도 29일에 이어 30일에도 개장하지 않는다. 뉴욕 유엔본부도 30일에 문을 열지 않으며 모든 회의도 취소됐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노퍽의 해군기지에서는 지난 주말 일찌감치 항공모함 등 군함들이 일찌감치 허리케인을 피해 공해상으로 이동했다.

또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 인근 해상에서는 선박 한척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해안경비대 헬기가 출동해 선원 14명을 구조했으나 2명이 실종되는 등 허리케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편도 29일을 전후해 1만 2000편이 취소되는 등 차질이 이어졌다.

휴일인 28일에만 1302편의 비행편이 취소된데 이어 29일에는 뉴욕의 제이에프케이(JFK)와 라 과르디아, 뉴왁 등 3개 공항에서 각각 1000편,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1220편 등 7016편의 항공기 이륙이 취소됐다.

또 30일과 31일 각각 예정이던 3386편과 147편의 비행도 이미 취소된 상태다. 유럽과 미국을 연결하는 500편의 항공편 중 300편이 취소되는 등 국제선 항공도 계속 취소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국여객철도공사(암트랙)도 북동부 일대의 열차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손해평가업체인 '키네틱 어낼리시스'는 이번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보험지급액이 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샌디는 대통령 선거에도 변수가 되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초대형 재난 사태가 임박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유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됐다.

전날 버지니아, 오하이오, 콜로라도주 유세를 모두 연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최대 경합지 가운데 하나인 플로리다주의 유세 일정도 취소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성명에서 "수백만 명이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면서 "이는 거대하고 강력한 태풍이 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롬니 후보 측도 30일 뉴햄프셔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등 허리케인 변수에 따른 판세 분석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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