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판 입담대결 앞둔 오바마-롬니, 비밀캠프서 맹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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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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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덴버서 첫 TV토론… 경험 있는 오바마 일단 유리, 롬니는 안보 집중 공격할 듯
지지율 격차 다시 좁혀졌지만 경합州선 오바마가 크게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3일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열리는 첫 TV 토론에서 맞붙는다. 11월 6일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아직 당선에 필요한 안정적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는 이번 토론회가 30%에 이르는 부동층의 표심을 얻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오바마와 롬니는 지난달 28∼30일 공식 선거유세 일정 없이 각각 라스베이거스와 보스턴에 비밀 토론 캠프를 차리고 맹연습을 했다. 대통령 후보 TV 토론은 16일과 22일까지 모두 세 차례, 부통령 후보 TV 토론은 11일 한 차례 열린다.

○ 롬니 “오바마 외교정책 실패” vs 오바마 “롬니 세금 의혹 밝혀라”

민주당 전당대회와 ‘47% 발언’ 공개 후 오바마에게 승기를 빼앗긴 롬니는 TV 토론을 막판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롬니는 토론에서 당초 오바마의 경제 실정과 고실업률을 집중 부각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이 주리비아 미국영사관 피습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외교정책으로 공격 목표를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롬니는 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오바마가 영사관 피습사건, 시리아 내전, 이란 핵개발 위협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통해 선전포고를 했다.

반면 오바마는 롬니의 납부 자료 공개 후에도 의혹이 커지고 있는 세금 문제와 베인캐피털 경영 부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롬니가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때리기’ 정책이 외교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 거론하고 미국인 47%를 ‘정부 의존형 인간’으로 비하한 롬니의 발언도 문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지율에서 앞서는 오바마는 토론 연습 중 TV 미식축구 중계를 시청할 정도로 느긋한 편이라고 폴리티코는 1일 전했다.

○ “토론은 결정적 변수 아니다”

전문가들은 토론이 대선 당락을 가를 결정적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부통령 후보 토론회를 진행했던 그웬 아이필 PBS 여성 앵커는 지난달 30일 WP 기고에서 “토론회를 전후해 유권자 표심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며 “토론회는 선거광고와 캠페인 유세와 비교했을 때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1일 “토론이 승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사례는 존 F 케네디가 리처드 닉슨을 이긴 1960년과 조지 W 부시가 앨 고어를 꺾은 2000년 두 차례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1일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롬니 토론 대결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점치는 응답자가 56%로 롬니(29%)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다섯 차례 토론회를 겪은 경험이 있고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부터 곧바로 토론 준비에 돌입한 롬니의 실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는 탁월한 연설가이지만 토론에서는 이야기를 질질 끌고 상대 후보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오바마-롬니 지지율 다시 박빙

잇단 말실수와 선거 지도부의 갈등으로 지난달 하순 부진에 빠졌던 롬니는 지지율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 사이 발표된 워싱턴포스트·ABC, 월스트리트저널·NBC 등 5개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오바마에게 모두 뒤지기는 했지만 10%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2∼4%로 줄이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러나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는 대부분 오바마가 롬니에게 크게 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ABC의 9개 경합 주 대상 조사에서 오바마는 롬니에게 52% 대 41%로 우세를 보였다. 1일 뉴햄프셔 WMUR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롬니에게 52% 대 37%로 앞섰다. 지난달 30일 퍼블릭폴리시폴링(PPP) 여론조사에서는 오하이오에서 오바마가 롬니에게 49% 대 45%로 앞섰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둘 다 48%로 막상막하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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