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연설 모욕감? 그럼 대통령 그만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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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난 열렬한 이스트우드 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자신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하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가 그 정도로 쉽게 모욕을 느낀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는 유명 감독 겸 배우인 이스트우드가 8월 30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비꼬며 ‘빈 의자 연설’을 한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트우드는 전당대회의 ‘깜짝 연설자’로 등장해 앞뒤가 제대로 맞지 않는 말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아냥댔다. 인터넷에서는 ‘이스트우드 횡설수설 어록’이 돌아다닐 정도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스트우드는 당시 빈 의자를 단상 옆에 가져다 놓고 “여기 오바마가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며 “나는 변호사(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기업가(롬니) 차례가 됐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날 유에스에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트우드의 연설에 상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에게 유감(grudge)이 없다”며 “그가 나를 놀렸다고 해서 내가 앞으로 그의 영화를 보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트우드는 훌륭한 배우이고 더 훌륭한 영화감독”이라며 “나는 이스트우드의 ‘엄청난 팬(huge fan)’이며 그가 최근 만든 몇몇 작품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스트우드가 펼친 ‘쇼’를 모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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