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영향력 키워라” 美-中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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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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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도서국 포럼’ 나란히 참석… 클린턴 “한 나라가 좌지우지 안돼”
中 “평화-발전 위해 지원할 뿐” 서로 상대 견제하려 선심공세

뉴질랜드에서 동북쪽으로 3000km가량 떨어진 인구 약 1만1000명의 작은 섬나라 쿡 제도(총면적 240km²). 지난달 31일 이곳에서는 지난해 미국의 아시아 복귀 선언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외교전을 벌였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쿡 제도의 라로통가 섬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의에 참석해 회원국을 상대로 각종 지원을 내놓으며 상대국을 견제하고 나섰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전했다.

선수는 중국이 쳤다. 중국은 2005년부터 쿡 제도와 통가, 사모아 등에 6억 달러 이상의 장기저리 차관을 제공했고 지난해부터는 환경보호와 경제개발을 위해 추가로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이 지역에 큰 비중을 두지 않던 미국도 처음으로 국무장관을 PIF 회의에 참석시키며 ‘한발 늦은 외교’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다.

클린턴 장관은 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한 듯 “남태평양지역이 하나의 강대국에 의해 주도되지 않고 균형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3200만 달러의 추가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 지역에서의 불법어로 활동과 잠재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 해군과 해양경찰의 주둔을 늘리기로 쿡 제도와 합의했다.

이에 대해 추이 부부장은 “중국은 평화와 안정,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태평양 도서국에 구체적 지원책을 실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태평양 도서국의 상업중심지 개발과 대학 건립,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해왔고 자연재해가 발생한 국가에는 인도주의적 지원도 제공했다고 상기시켰다. 중국은 이 지역의 환경보호를 위해 6000만 달러를 기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100만 달러가 필요한 국제공동프로젝트도 3년간 운영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뉴질랜드 전략연구소(CSS)의 마이클 파울스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 이 지역 간에 군사협력이 확대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PIF는 오세아니아 16개국(자치정부 포함)이 만든 지역협력기구로 매년 경제개발과 안보 등에 대한 회원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를 열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남태평양#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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