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쇼핑 ‘세금 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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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세 부과 州 갈수록 늘어… 내년 가격 최대 10% 오를 듯

내년부터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쇼핑을 할 때 구입 가격이 최대 10%가량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쇼핑몰에 판매세 비과세 혜택을 없애는 주가 늘고 있고 쇼핑몰들은 판매세를 낸 만큼 판매가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증세(增稅)라는 이유로 반대했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재정 확보를 위해 속속 발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유력한 차기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며 공화당에서 영향력이 큰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최근 온라인쇼핑 물품에 7%의 판매세를 내년 7월부터 걷기로 아마존닷컴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온라인쇼핑 판매세 과세를 가장 강하게 반대해 왔던 정치인이지만 100억 달러가 넘는 주 재정적자 앞에 결국 태도를 바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온라인쇼핑몰에 판매세를 면제한 1992년 미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업계는 급성장해 왔다. 유통 혁신에 세금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소비자들은 10% 이상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고 지난해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30조 원)까지 성장했다.

급기야 고객을 빼앗긴 대형 유통업체와 오프라인 매장들이 들고일어났다. 정치권에 온라인쇼핑몰에도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결국 리처드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일리노이) 등 12명의 의원은 주 정부가 판단해 온라인상품에 판매세를 매길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고 이달 24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미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 등은 연방의회와 별도로 판매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주의회전국회의(NCSL)는 세금 부과로 미 50개 주에서 약 230억 달러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온라인쇼핑 업체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베이 오버스톡닷컴 페이스북은 법안 통과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아마존닷컴은 사실상 백기 투항해 14개 주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판매세를 내기로 합의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美 온라인쇼핑#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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