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반드시 2명? 美 법제한 푼다

캘리포니아州, 애낳고 이혼후 동성결혼땐 한 자녀 부모 3명이상 가능 법제화 추진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레즈비언 부부가 심하게 싸워 한 명은 감옥으로, 다른 한 명은 병원으로 가야만 했던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한 레즈비언의 전 남편이 홀로 남겨진 딸의 양육권을 인정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지만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적으로 두 명의 부모만 인정하고 있는데 레즈비언 부부가 딸의 법적 부모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 직후 마크 리노 주 상원의원(민주당)이 법적인 부모 수의 제한을 철폐해 달라며 낸 법안이 최근 주 의회 상원을 통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안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에서 법적으로 한 자녀에 대해 3명 이상의 부모를 허용하는 법률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다음 달 회의를 열고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법안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다수여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3명 이상이 되는 것은 부모 중 한 명, 혹은 2명 모두가 동성커플이 되는 경우 주로 생긴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빌 딜래니 씨는 두 딸이 있지만 지금은 다른 남성과 동성커플로 지낸다. 딸들의 엄마 역시 인근에서 다른 여성과 동성커플로 살고 있다. 딸들은 한 주는 아빠들 집에서, 한 주는 엄마들 집에서 산다. 부모가 총 4명인 셈이다.

법적인 부모의 수에 대한 제한을 없애는 노력이 캘리포니아 주가 처음은 아니다. 델라웨어 주와 워싱턴이 몇 년 전 사실상의(de facto) 3번째 부모를 인정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들은 “가족의 개념을 심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한 자녀에서 6명, 8명, 심지어 십여 명의 부모도 생길 수 있게 만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5명 이상의 법적인 부모가 생길 경우는 남녀 부부가 헤어져 각각 재혼으로 동성결혼을 한 뒤 다시 새로운 동성이나 이성을 만나 세 번째 이상의 결혼을 할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