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미군기지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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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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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하려 재주둔 검토
태국-필리핀 정부와 협의
기존 베트남 기지 적극 활용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냉전시대에 미군의 전초기지로 활용했던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의 군사기지에 다시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날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 국방부(펜타곤)는 최근 태국 정부와 1960∼1970년대 당시 B-52 폭격기를 수용했던 비행장을 지역 재난구호 허브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비행장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건설한 ‘U-따빠오 로열 타이 해군 비행장’으로 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약 145km 떨어진 곳에 있다. 펜타곤은 베트남전 때 이 비행장을 전투기 급유 장소로 이용하다가 1976년 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철수했다. 이후 1980년대에 미국과 태국 정부는 점진적인 군사 협력을 재개했으며 미국이 중동지역에 군사력을 이동하는 경유지로 활용하기도 했다. 20여 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연합군사훈련인 연례 ‘코브라 군사훈련’의 중심기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미국과 태국 정부는 이 비행장을 태풍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연합 군사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국방부는 이 지역의 군사력 이동 흐름을 감시하기 위해 타이 항에 미 해군을 보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태국 정부와 기지 활용을 긴밀하게 논의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1월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철수한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전략적인 중심지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에 따른 것이다.

펜타곤은 또 베트남전 당시 아시아에서 미군의 최대 군사주둔기지였던 필리핀 수비크 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다시 활용하는 방안도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앞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미 국방장관으로서는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해군기지와 공군기지가 있는 베트남 깜라인 만을 방문해 앞으로 이 기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미 해군은 태국과 필리핀 호주에서 연합공수부대 훈련을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동남아#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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