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결선투표 내달 6일… 합종연횡 뜨거운 2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연대카드로… 사르코지측, 중도파 바이루 총리카드 고민
대세론으로… 올랑드측, 부자증세 등 경제공약 집중 홍보

22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연일 많은 비가 내린 파리는 이날 오전 화창하게 갰다가 오후 들어 강풍이 불고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투표소는 오후 6시(한국 시간 23일 오전 1시)에 문을 닫았지만 파리와 지방 대도시 일부는 오후 7, 8시까지 투표소가 개방됐다.

오전 일찍 파리 14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청년 마르탱 씨는 “프랑스가 너무 분열됐다. 직장을 찾기도 어렵다”면서 “좌파가 집권해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구의 센 강변에서 가까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선거사무소 옆에서 만난 한 노인은 “프랑스 공화국은 더 강해져야 한다”는 말로 우파 후보를 지지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투표율은 낮 12시 현재 28.29%로 2007년 같은 시간대(31.21%)보다 다소 낮았지만 2002년의 21.42%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다. 파리는 21.68%로 2007년(20%)보다 오히려 높았다. 사회당은 “우려했던 만큼 나쁘지는 않다”며 안도하는 표정이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2002년 1차 투표(71.6%)에서 사회당은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악몽이 있다.

이제 5월 6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정면승부가 남아있다. 결선에 진출한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군소 후보 및 다른 당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새 지지표 확보에 전력할 계획이다.

17년 만에 좌파의 엘리제궁 탈환이라는 비원을 위해 올랑드 후보는 남은 2주간 ‘올랑드 대세론’을 확산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흩어진 중도 표를 최대한 흡수하고 청년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부자 증세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 공약 홍보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명망 있고 검증된 주요 각료 후보들을 차례로 내보이며 사회당 정권에 대한 국민과 재계의 불안감을 줄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반면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1974∼1981)에 이어 31년 만에 단임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위기에 직면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파 대단결을 호소할 계획이다. 사르코지의 참모들은 15% 안팎의 극우 국민전선(FN) 지지표와 10%에 이르는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 후보의 지지표가 절실하다. 이 때문에 바이루에게 비공개적으로 총리직을 제의하고 각료 배분 등의 연대를 모색하자는 의견까지 나오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