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아기를… 인도, 9m 아래로 던진 후 받는 악습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한 인도 아기가 9m 높이의 탑에서 떨어지기 직전 겁에 질려 울고 있다(위쪽). 마을 사람 10여 명이 담요를 펼쳐 잡고 탑에서 떨어진 아기를 받고 있다(아래). 사진 출처 유튜브
한 인도 아기가 9m 높이의 탑에서 떨어지기 직전 겁에 질려 울고 있다(위쪽). 마을 사람 10여 명이 담요를 펼쳐 잡고 탑에서 떨어진 아기를 받고 있다(아래). 사진 출처 유튜브
사제로 보이는 한 남자가 9m가량 높이의 탑 발코니에서 발가벗은 아기의 양손과 양발을 손으로 움켜쥐고 있다. 어른 손에 잡힌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린다. 남자가 아기를 위아래로 흔들다 갑자기 손을 놓자 아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양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아래로 떨어진다. 탑 아래에는 13명이 담요 한 장을 넓게 펼쳐 아기를 받아낸다.

인도의 오래된 연례 풍습인 ‘아기 떨어뜨리기’ 장면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도 정부가 2011년 아동 학대를 이유로 금지한 이 행사가 지난주 남부 카르나타카 주 디감베샤와라 사원에서 시작되는 등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행해지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카르나타카 주 외에 인도 서남부 마하라슈트라 주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다.

인도인들은 높은 곳에서 아기가 다치지 않고 떨어지면 앞날에 행운과 건강 장수가 주어진다고 믿어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행사의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짧게 잡으면 100년 전부터, 길게 잡으면 700년 동안 행해져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부 인도 주민들은 이슬람교 힌두교 구분 없이 두 살 이하 아기를 대상으로 이 행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기를 대상으로 한 이 행사가 아동학대라는 주장은 끊이지 않고 나왔다. 자칫하면 아기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아동권리보호위원회 로브 버마 씨는 “우리는 이 야만적인 관습에 참여하는 성직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이 행사가 학대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유한 풍습이며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카르나타카 주 스리 산테스와 힌두교 사원의 비라다르 사제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오래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인도#악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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