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지분… 할리 데이비슨… 伊, 카다피 재산 15억달러 압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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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처남과 함께 은닉
지중해 섬 150만㎡도

지난해 10월 사망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사진)와 가족 및 친척이 이탈리아에 은닉한 거액의 재산이 확인돼 이탈리아 법원이 압류를 결정했다. “재산을 한 푼도 해외로 빼돌리지 않았다”던 카다피 일족의 주장이 거짓임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이탈리아 법원의 압류 판결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압류 규모가 15억 달러(약 1조7059억 원)에 이른다.

압류자산 중 가장 고액인 것은 이탈리아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의 지분 1.256%로 7억8300만 달러(약 8898억 원)에 이른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에 속한 유벤투스 팀의 지분(1.5%)도 있고,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의 지분도 일부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으로는 로마 중심가에 고급 아파트 한 채가 있고, 지중해 판텔레리아 섬에 150만 m² 규모의 숲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할리데이비슨 한 대도 압류 목록에 올랐다. 유벤투스의 지분, 판텔레리아 섬의 숲 등은 그동안 리비아의 권력자 소유라는 설만 무성했는데 이번에 카다피 일가의 소유로 드러났다.

이탈리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재직하던 2008년 친선우호조약을 맺어 리비아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압류된 재산들은 카다피와 그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의 처남이자 정보기관 수장인 압둘라 알세누시가 주로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 일가는 42년간 장기집권하면서 해외에 수천 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지난해 2월 27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해외에 돈을 한 푼도 빼돌리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정했다.

카다피 일가의 해외 금융자산은 지난해 2월과 3월 유럽과 유엔 결의안으로 일부 동결된 바 있다. ICC는 압류된 재산이 카다피 정권의 피해자들의 보상금으로 쓰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사이프 알이슬람은 리비아 트리폴리 교도소에 수감돼 있고 알세누시는 17일 아프리카 모리타니 공항에서 체포됐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카다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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