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르첼 베를린자유대 교수 “메르켈 신중 리더십이 유로존 불필요한 우려 없애”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타냐 뵈르첼 독일 베를린자유대 정치학 교수(사진)는 17일 “지난 2년 동안 유로존이 재정위기를 헤쳐 나오는 과정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신중하면서도 조용한 방식으로 일관된 대응 자세를 보인 덕분에 주변국들이 불필요한 우려를 갖지 않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뵈르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배경 때문에 독일은 그동안 대외 정책을 추진할 때에도 국익을 앞세우는 데 주저해야 했고 유럽에서 적극적인 리더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유럽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독일 정부의 해법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뵈르첼 교수는 “그리스 위기 초반부터 소극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오히려 확대시켰다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이번 재정 위기는 일부 국가의 방만한 재정 운영에 따른 신뢰 상실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신재정협약 체결을 통한 제도 개선과 구조조정 같은 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뵈르첼 교수는 “재정위기가 가장 심각한 그리스는 유로존의 2%에 불과한 작은 경제 규모여서 그리스 자체의 위기보다는 여타 국가로의 전염 가능성이 주된 우려 요인이었다”며 그런 위험성도 이제는 상당히 제거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뵈르첼 교수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현 연립정부에 속한 자민당의 지지율이 선거 전까지 계속 부진할 경우 기민당과 사민당의 좌우 대(大)연정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연정이 출범할 경우 메르켈 총리는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최근의 독일 경제 호조는 사민당이 집권 시절 주도한 노동·사회개혁의 효과가 큰데도 불구하고 사민당이 이를 적극 내세우지 못하는 것은 현 사민당 지도부가 당시 개혁에 반대했던 인물로 주로 구성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뵈르첼 교수는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4월 프랑스 대선에 대해 “유로존의 위기 대응 과정에서 프랑스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긴요한 마당에 신재정협약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운 올랑드 후보가 당선되면 독일에 부담이 되고 양국 간 신뢰 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크푸르트=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