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지금 ‘외계어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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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엘프어 이후 영화-드라마서 새 언어 인기

“M’athchomaroon(안녕).”

“Azzohi haz khogare(그 통을 내려놔).”

올 4월 방영을 시작한 미국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s of Thrones)’에는 첫 회부터 주인공들이 나누는 알 수 없는 언어가 영어 자막과 함께 등장한다. 언뜻 외계어처럼 들리지만 이 말은 ‘도스라키(Dothraki)어’라고 불리는 어엿한 언어다.

기본적인 문법 구조와 3000여 개의 단어를 갖추고 있어 일상 대화를 나누는 데 지장이 없다. 더 놀라운 점은 도스라키어가 이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언어라는 것. 뉴욕타임스는 11일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에서 언어학을 공부하는 데이비드 피터슨 씨(30)가 드라마 제작진의 의뢰를 받아 만든 도스라키어를 소개하며 할리우드에 부는 새로운 언어 만들기 열풍을 소개했다.

도스라키어처럼 기존의 알파벳 자음과 모음으로 새로운 문법체계를 적용한 신종 언어가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은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작가 존 톨킨이 엘프어를 소개하면서부터다.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 언어, ‘스타트렉’의 클링곤어 등도 영화 흥행과 함께 인기를 얻었다. 일부 마니아층은 “새로운 문화에 속한 것 같은 우월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이유로 이 언어들을 배우고 있다. 올 10월 캘리포니아의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나비족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모여 세미나를 열었다.

스타트렉에 나오는 클링곤 언어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인 ‘클링곤 연구소’는 아예 공식 사전을 편찬하고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클링곤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이 언어를 창안한 마크 오크란드 씨는 “전 세계에 클링곤 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20명 정도 되며 수천 명이 이 언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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