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금 더 올려라” 美 백만장자들 이색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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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찾아가 “세금감면 혜택 폐지”
진보성향 기업인 등 138명 참여

“우리들의 세금을 올려 달라.”

미국 백만장자 20여 명이 16일 워싱턴 의회로 몰려가 자신들의 세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건실한 국가재정을 위한 애국적 백만장자들(Patriotic Millionaires for Fiscal Strength)’이라는 모임 소속으로 의회를 방문한 회원 중에는 구글의 전 마케팅담당 책임자였던 더그 에드워즈, 검색엔진 ASK.com의 창업자 개릿 그루너, 리오 힌더리 전 AT&T 이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라”는 요구안을 의회에 전달했으며 현재까지 회원 138명이 요구안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초당적 ‘슈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면담을 요청하며 “백만장자의 세금 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슈퍼위원회의 어떤 법안도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시작된 세금감면 혜택의 폐지를 주장하며 2010년 결성됐다. 당시 의회는 세금 감면 혜택의 연장안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었고 논란 끝에 정부와 의회는 감면 혜택을 2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모임은 주로 민주당원과 진보 성향의 부유층으로 구성됐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드제리의 창업자 벤 코언과 배우 에디 팰코 등이 소속돼 있다.

이 모임의 대변인인 에리카 페인에 따르면 이들은 부유층에 대한 최고 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에게 인상된 세율을 적용하면 재정적자 감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브루킹스연구소와 도시연구소 산하 조세정책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에서 연간 총소득 100만 달러 이상을 번 개인은 28만9000명에 달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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