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性차별’ 오바마 집권초기 2년간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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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리들, 오바마에 집단항의 했었다”“회의서 배제-무시당해”… WP, 전현직 관리들 인터뷰

백악관에서 여성을 소외시키는 문화가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2년 동안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보좌관들은 회의에서 배제되고 무시당하는 것에 대해 2009년 말 대통령에게 집단 항의까지 해 대통령에게서 여성을 고위직에 더 많이 승진시키고 회의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백악관 여성차별 실태를 폭로한 언론인 론 서스킨드의 책 ‘신용사기꾼들: 월가, 워싱턴 그리고 대통령 길들이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밸러리 재럿 선임보좌관 등 백악관 전·현직 여성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 여성 보좌관들의 불만을 무시하다가 래리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과 여성인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여성 소외 문화가 심했던 이유에 대해선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남성들이 백악관으로 옮겨와 요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며 선거 후 합류한 여성들은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없어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여성 관리들은 남성 고위 보좌관들이 미식축구 등 스포츠를 화제로 삼고 거친 언어를 구사하며 남성 위주의 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불만을 가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홍보국장이었던 엘런 모런이 몇 개월 만에 사임한 것도 남성 위주의 백악관 분위기를 견디다 못한 것이었으며 로머 전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머스 의장이나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같은 남성들에게만 힘을 실어주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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