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국채 더 찍으면 돼, 美 디폴트 가능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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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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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세계경제 더블딥 막는건 미션 임파서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7일 미국의 더블딥(이중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앞으로 글로벌 경제의 위험은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NBC 방송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S&P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는 이탈리아 국채와는 달리 여전히 안전한 투자자산”이라며 “미국은 언제든지 국채를 찍어 빚을 갚으면 되기 때문에 디폴트(채무불이행)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비록 느릿느릿하기는 했지만 이탈리아가 곤경에 처할 때까지 상대적으로 잘해 왔다”며 “더블딥 가능성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라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은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은 더블딥이 아니라 경제가 서서히 하향하는 것”이라며 “문제를 일으키는 장본인은 유럽 3위 경제국가 이탈리아로 이 나라가 채무위기를 겪으면 글로벌 경제에 직접 파장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표적인 미국 경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세계 경제가 또 다른 침체(더블딥)에 빠지는 것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Mission impossible)’”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 글에서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계경제 둔화를 ‘소프트 패치’(회복기의 일시적 침체)로 낙관했지만 이제 그 환상이 사라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과 성장 소비 및 제조업의 최신 지표들이 모두 어둡고 주택시장도 계속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경기는 더 주저앉을 것”이라며 “자력으로 차입이 어려워진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너무 덩치가 커서 구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루비니 교수는 “그동안 제로 금리와 함께 잇단 양적완화(통화량을 늘리는 것)와 여신확대 등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모두 썼기 때문에 더 내놓을 카드가 없다”며 정책 당국이 개입할 여력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또 다른 침체를 피할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대답은 간단히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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