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에너지기구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롤 인터뷰
원전 조기 퇴출땐 부작용 심각… 가스-석탄값 뛰어 한국도 타격
“지금 같은 고유가가 계속되면 글로벌 경제 회복에 근본적인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6일 프랑스 파리 IEA 사무국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고유가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해 평균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였는데 올해 평균 유가는 111달러나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롤 씨는 “IEA는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국제에너지 시장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IEA 회원국들이 국제시장에서 에너지 수급 상황에 대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 전략비축유 방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EA 분석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 수입 비용 비중은 2008년 2.3%에서 올해 2.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유가가 120달러 선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고유가는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과 인도에서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인도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두 나라 중앙은행의 예측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각각 5%, 9%에 이르고 있다”며 “고유가 때문에 물가안정 정책이 깨지고 재정 지출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두 나라의 견고한 경제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롤 씨는 일본 후쿠시마 사건 이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 논란과 관련해 “원전의 조기 퇴출이나 발전소의 추가 건설 중단은 3가지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고 한국 등 에너지 부족 국가의 에너지 안보 정책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CO2 배출량이 늘어나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터키 출신인 비롤 씨는 세계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5대 인사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6·25전쟁 때 부친이 군의관으로 참전한 뒤 지한파가 됐으며 축구광으로 박지성 선수의 열렬한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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