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아일랜드 독립 희생자에 헌화… 사과도 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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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의 학살장소도 방문

‘여왕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두 나라의 역사에는 위대한 순간.’

1911년 조지 5세의 방문 이후 100년 만에 실현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85)의 아일랜드 방문을 두고 BBC방송이 바친 헌사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간으로선 처음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이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라고 한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아일랜드의 오랜 독립전쟁과 1922년 독립 이후에도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두고 계속된 양국 간 피의 역사와 앙금을 씻어낼 수 있는 귀중한 계기라는 뜻이다.

여왕의 방문 일정에도 그러한 기대가 녹아 있다. 방문 둘째 날인 18일 여왕은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5만 명의 아일랜드 병사가 묻힌 전쟁기념공원을 참배하고 크로크파크 경기장을 찾았다. 1920년 독립전쟁 중 영국군이 아일랜드 시민 14명을 사살했던 민감한 장소다. 이날 저녁 여왕은 두 나라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더블린 성에서 만찬 연설을 한다. 이 자리에서 여왕이 양국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사과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다. BBC는 “과거 지난했던 양국 관계에 대해 언급하겠지만 이에 대한 공식사과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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