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보좌관 “원전 3호기 대처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5일 0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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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트다운 日원전 1호기 지하에 오염수 3천t
수관 냉각 포기, 정상화 대폭 지연 불가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일본의 호소노 고시 총리 보좌관은 15일 NHK방송 '일요토론'에 출연해 "1호기보다 물 투입을 늘려도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3호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가 내 머릿속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자로내의 핵연료가 대부분 녹아 멜트다운이 일어난 1호기보다 오히려 냉각이 제대로 되지않아 원자로의 온도가 높은 3호기가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3호기 압력용기 위쪽 온도는 4월 말 80℃였던 것이 지난 5일 오전에는 144℃, 8일 저녁 217℃까지 상승했다. 이 온도 자체는 원전 운전시 압력용기 온도(약 280℃)보다 낮지만 내부 상태에 따라서는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 냉각수를 보내는 배관을 바꾸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

호소노 보좌관은 "1호기의 경우 핵연료의 용융이 심각한 상태지만 원자로 자체의 온도는 섭씨 100도 전후로 비교적 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 약 3000t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발견됐다. 지하 계단 부근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72밀리시버트임을 감안하면 이 오염수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일 가능성이 높다.

1호기에서는 지금까지 터빈 건물과 외부 작업터널 등에 2만여t의 오염수가 고여있는 것이 확인됐으나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 오염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 오염수는 원자로의 냉각을 위해 주입한 물 가운데 일부가 유출돼 고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1호기의 압력용기에는 용융된 핵연료 냉각을 위해 현재 시간당 8t의 냉각수가 주입되고 있고 지금까지 모두 1만t 이상의 물이 투입됐으며, 원자로 수위로 미뤄볼 때 약 5000t 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녹아 떨어지면서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이 생겼고, 이로 인해 오염된 격납용기의 냉각수가 압력억제실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이에 따라 압력용기를 감싸고 있는 격납용기를 물로 완전히 채워 핵연료를 냉각하는 이른바 수관(水棺)화를 포기하고 유출된 오염수를 재순환시켜 원자로를 냉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이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가운데 가장 먼저 냉각기능 정상화에 착수한 1호기의 작업에 차질이 생김에 따라 전체 정상화 일정의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도쿄전력은 2호기와 3호기의 원자로와 관련 "최악의 경우 1호기와 마찬가지로 상정된다"고 말해 핵연료 전체가 녹은 멜트다운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또 도쿄전력이 1호기의 원자로 건물에 로봇을 투입해 1층 남동쪽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시간당 2000밀리시버트로 나타났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건물 내 공간 방사선량으로는 최고치다.

한편 NHK방송은 원전 가동이 중단된 하마오카 원전 5호기에서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 순환시키고 있던 냉각수에 바닷물이 섞여드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원전 운영사인 주부전력 측이 이를 숨기다 20시간만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번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주부전력은 원자로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냉각수 순환 경로를 바꿨으며, 현재 안정된 섭씨 100미만의 '냉온정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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