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고 공립高는? 오바마도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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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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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개혁 동참을” 호소… 온라인투표 거쳐 내달 선정

“국민 여러분, ‘정상을 향한 질주(race to the top)’ 프로그램에 동참해 미국 최고의 고등학교를 뽑아 주세요.”

미국의 미래가 교육 경쟁력 향상에 달려 있다고 줄기차게 주창해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미국 최고의 고등학교를 뽑는 과정에 국민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촬영해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50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정상을 향한 질주’ 2년차 프로그램인 ‘졸업식의 행운을 잡아라’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최종 국민투표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 투표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상을 향한 질주’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7월 공립학교의 혁신과 개혁, 그리고 우수성을 증진시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프로그램. 2020년까지 미국을 세계에서 인구 대비 대학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주정부로 하여금 공교육 개혁 방안을 제시토록 했다.
▼ ‘정상을 향한 질주’… 오바마, 공교육 개혁 ‘액션’ ▼

오바마 대통령은 “엄격하고 도전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 이행하고 최고의 교사를 전면에 배치하는 한편 불량학교를 모범학교로 개선하는 학교는 ‘정상을 향한 질주’ 기금을 얻을 수 있다”며 각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해 8월 1차 연도 심사 결과 조지아 메릴랜드 플로리다 등 12개 주에 2000만∼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연방정부는 지난해 43억500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예산을 배정했으며 공화당과의 예산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에도 13억5000만 달러를 배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올 들어서는 2월 전국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졸업식을 잡아라’ 참가 신청을 받았고 엄격한 심사 끝에 최종 6개 학교가 남았다. 21일부터 29일까지 8일 동안 치러지는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들이 매긴 점수가 반영되고 학교가 이미 제출한 에세이 점수, 그리고 학교가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나타난 교육개혁의 성과 등이 판단의 잣대가 된다.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6개 학교가 만든 동영상 링크가 걸렸다.

‘파이널 식스’에 오른 6개 학교는 학생을 지도하는 방식의 창의성, 재학생의 학업 성적, 재학생의 졸업 및 진학지도에서 보여준 향상도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단계까지 올라왔다. 백악관과 교육부는 다음 달 2일까지 온라인 국민투표로 상위학교 3개를 결정한 뒤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승자를 선정해 직접 졸업식 축사를 하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하이테크 국제고는 동영상에서 “우리 학교에서는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거의 들을 수 없다”며 “‘할 수 없다’거나 ‘하지 않을 것’ 또는 ‘전혀(never)’라는 말은 ‘할 수 있다’거나 ‘할 것’ 또는 ‘지금 현재(now)’라는 긍정의 단어로 대체된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이들 6개 학교는 하나같이 지방 중소도시에 있는 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교사와 학생이 하나로 뭉쳐 적지 않은 학업 성취를 이뤄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부 학교는 히스패닉계 이민자와 흑인들이 이룬 ‘아메리칸 드림’의 결정판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공립학교들이 만들어 낸 성공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가장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를 키워낸 귀감으로 자리 매김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처럼 최고 고교 선발 프로그램을 챙기며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미국이 기나긴 경기침체의 터널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고 국내외적으로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영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반영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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