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농도 오염수 6만t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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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버린 것보다 방사능 20만배… 처리방법 못찾아

일본 정부가 4일부터 저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1500t을 바다에 방출해 국내외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이보다 방사성 물질 함유량이 20만 배나 높은 고농도 오염수 처리 문제라고 일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현재 후쿠시마(福島) 원전 주변 고농도 오염수는 6만여 t에 이른다. 폐기물 저장용 드럼통에 담는다 해도 30만 통이 필요한 규모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고농도 오염수 대부분이 원자로 1, 2, 3호기 터빈 지하와 작업터널 쪽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작업원들이 접근하지 못해 복구 작업도 가장 힘든 곳이다. 2호기 터빈실 오염수의 경우 시간당 10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성 물질을 내뿜는다. 도쿄전력은 급한 대로 일단 냉각수 저장장치인 복수기(復水器·7600t)와 저장탱크(7000t), 압력조절 탱크(6800t), 집중환경시설(3만2000t) 등에 분산 저장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바다에 띄우는 구조물인 ‘메가 플로트(Mega Float)’에 1만 t을 저장한다.

하지만 이를 총동원하더라도 저장용량은 6만3400t에 불과하다. 매일 550t의 냉각수를 계속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턱없이 부족해질 게 틀림없다. 일본 당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고의 방출’한 것도 고농도 오염수의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대량의 고농도 오염수를 처리할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불과 며칠 전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했다가 외국과 국내 어민의 거센 항의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염 농도 20만 배’ ‘규모 6배’의 오염수 앞에서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으로서도 속수무책이다. 도쿄전력은 “이처럼 높은 수준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처리해본 경험이 없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도쿄전력은 7일 새벽부터 원자로 1호기를 시작으로 6000m³의 질소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이 때문에 원자로에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수증기가 공기 중으로 밀려나올 가능성이 높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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