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이르면 오늘 2호기 전기공급… 사태 풀릴까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력 끌어오고… 케이블 깔고… ‘ON’만 남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복구를 위한 목숨을 건 복구 작업이 이틀째 이어졌다. 17일부터 진행된 전력 복구 작업이 더디지만 진전되고 있고 자위대를 동원한 대규모 물 뿌리기 작업도 이틀 연속 실시되면서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전이 계속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원전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인 전력 공급 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르면 19일부터 부분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도쿄전력에 따르면 전력 복구 작업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8km 떨어진 인근 발전소에서 6만9000V의 전력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고 원전 단지 내의 망가진 송전선을 대신하기 위해 1, 2호기 주변에 1.5km의 케이블도 깔았다. 또 원자로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임시 전압기와 배전기 설치 작업도 거의 마친 상태다.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완료된 셈이다.

작업조는 시간당 방사선 농도가 20mSv(밀리시버트)에 이르는 악조건을 무릅쓰고 밤샘 작업으로 성과를 올렸다. 원전 작업자의 연간 방사성 물질 노출 허용범위를 100mSv에서 250mSv로 높였지만 이 정도 방사선량에서 12시간만 일하면 1년 치 허용량을 넘어선다.

도쿄전력이 전력 복구를 위해 이처럼 사투를 벌이는 것은 전기 공급만 재개되면 원자로에 물을 주입할 수 있는 긴급노심냉각장치(ESSC) 등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거대한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치며 6개의 원자로에 붙어 있는 냉각펌프설비가 모두 유실돼 원자로를 식힐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ESSC뿐이다. 냉각장치가 복구되면 원자로의 상황을 계측하는 기기와 중앙통제실도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건물 손상이 비교적 적은 2호기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해 1호기, 3호기, 4호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9일부터 2호기를 비롯해 20일에는 나머지 1, 3, 4, 5호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당초 18일에 전력 복구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진과 폭발로 인한 잔해물로 예상보다 늦어졌다.

그러나 전원이 복구되더라도 기계 장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전력 복구가 최선이라는 데는 원전 전문가들도 동의하지만 원자로가 지진과 폭발로 큰 손상을 입어 전원이 들어와도 냉각 기능이 정상화될지는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위대와 도쿄소방청의 소방차 37대가 투입돼 상태가 심각한 3호기 주변에 물을 쏟아 부었다. 이날 수공(水攻) 작전에 새로 참가한 도쿄소방청은 소방차와 고가사다리차, 굴절방수탑차, 대형 화학차 등 차량 30대와 소방대원 139명을 동원했다. 이틀에 걸친 집중적인 살수 작업을 거치면서 원전 주변 방사성 물질 누출이 억제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서쪽으로 1km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 방사선 수치가 이날 오전 11시 현재 0.265mSv로 24시간 전에 비해 소폭 줄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