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방사능에 청산가리 함유’…괴담 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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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잇단 폭발사고로 방사능 유출 위기마저 거론되는 가운데 17일 인터넷에는 피폭 예방법 등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에서 방사선 유출 사고가 나면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에 '괴담' 수준의 정보까지 주요 포털과 SNS 사이트 등에서 퍼나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네이버 카페에 "방사능에는 염산, 청산가리 등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약품들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이런게 섞여 우리나라에 비로 내린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라고 썼다.

하지만 방사능 물질이란 에너지가 높은 알파·베타·감사·X선 등 방사선을 내뿜는 것으로 염산과 청산가리 등 화학물질과는 연관이 없다.

블로그 이용자 'lefts****'는 방사선 피폭에 좋은 음식을 꼽으며 "녹차의 타닌과 비타민C,E 그리고 천일염이 면역기능 강화에 좋다. 혈액순환에 좋은 레드와인 2~3 잔 정도나 소주, 보드카도 도움이 된다"는 상식과 동떨어진 글을 올렸다.

이밖에 방사선 오염물질 예방책으로 "방사능 차폐에 효과가 있다는 제오라이트 함유 숙성비누를 사용하면 좋다" "정수기능 필터가 내장된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가 효과있다" "해바라기를 심어놓으면 방사능 물질을 흡수한다"는 내용의 글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앞서 기상청이 우리나라가 아직 방사능 영향에서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에도 많은 누리꾼들이 반박글을 올렸다.

트위터 이용자 'nodo****'는 "바람이 영원히 안불어 온다면 기상청을 믿겠다"고 썼으며 다음 아고라에는 "기압골 변화로 봤을 때 이번 주말에 내릴 비는 분명 방사능 낙진의 위험이 있다. 그럼 괴담 운운하던 정부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는 아이디 'wkh***'의 글이 올랐다.

아직 방사능 낙진이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 아고라에는 "어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동해안 쪽에서 잡히는 해산물은 향후 20~30년간 취식 금지"(ID 'nec***')라는 단정적인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이렇듯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자 한 트위터 이용자(lKiraYamatol)는 "트위터에 올라오는 정보의 진위 여부가 엇갈린다. 뉴스 관련 링크가 없으면 그냥 내용 안 믿도록 하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토론회에서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에 대해 "(방사능 유출이) 한국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석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도 "현재 풍향과 기상청 예보를 종합했을 때 당분간 편서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본다"며 누리꾼의 우려와 달리 방사능이 한반도로 건너올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내놨다.

방사능 방재대책과 관련 정확한 정보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www.kins.re.kr)과 소방방재청 (www.safekorea.go.kr) 홈페이지 '국민행동요령'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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