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측 “벵가지 48시간내 함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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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거점도시 대량학살 우려… 佛르피가로 “아랍의 봄 끝나”

동부의 주요 도시를 차례로 탈환하며 전세 역전에 성공한 리비아 정부군이 반(反)카다피군의 근거지인 벵가지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16일 범유럽 뉴스채널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이 끝나간다. 모든 것이 48시간 내에 종료될 것”이라며 “우리 군은 벵가지 근처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의 벵가지 전면 공격은 엄청난 인명 피해와 대량 학살로 이어질 수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록 카다피군이 반군에 비해 압도적인 화력을 갖고 있지만 벵가지만은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벵가지엔 67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어 대규모 공습은 대량 인명 피해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국제사회에 무력 개입의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야권과 인권단체들은 “만약 카다피가 벵가지를 공격한다면 1994년 르완다 내전 때와 비슷한 학살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벵가지에 이르는 거점도시 아즈다비야에 집중적인 공습을 가했다. 리비아 국영 TV는 이날 저녁 “정부군이 아즈다비야를 완전히 장악했으며 무력 폭력집단을 일소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아즈다비야에선 정부군의 폭격으로 반군의 방어망이 뚫렸으며 주민들이 짐을 싸서 도시를 빠져나와 벵가지로 피란을 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정부군이 아즈다비야를 탈환했다면 반군의 수중에는 벵가지와 토브루크 정도만 남게 된다. 그러나 반군 측은 “격렬한 전투가 발생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도시의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며 정부군의 주장을 부인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6일 ‘아즈다비야의 패배가 리비아 혁명의 종말을 고했다’는 기사에서 “아즈다비야 시내에는 왕정기가 모두 없어졌다”며 “아랍의 봄은 15일 아즈다비야에서 끝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논의가 자국의 이권을 염두에 둔 일부 국가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은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인 크리스 스티븐스를 야권 세력과 접촉할 연락관으로 임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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