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소셜미디어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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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불통 속 트위터 - 페이스북 통했다
전화망과 달리 우회접속 가능… 생사 확인 등 통신역할 톡톡

“일본 인터넷은 끄떡없었다.”

인터넷 모니터링 전문업체 레네시스(Renesys)는 “동일본 대지진에도 일본 인터넷 인프라엔 큰 타격이 없는 걸로 보인다”며 “평소보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진 건 사실이지만 접속자 수가 순간적으로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파 송수신탑이 무너지면서 휴대전화 연결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유선전화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전화 통화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 무선인터넷 인프라 강점


인터넷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무선 및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일본의 인터넷 문화가 위기 상황 때 강점을 보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e커머스타임스는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무선 인터넷망을 촘촘하게 확보한 나라”라며 “유·무선은 물론 위성까지 모든 채널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환경이다. 이는 정보를 다양한 경로로 우회해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같은 일본 통신 업체도 무선 인터넷망을 즉각 개방하면서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도록 도왔다. 또 모바일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단 조치도 해제했다.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도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IT 매체 지디넷(Zdnet)은 “각종 자연 재해로 기간 통신망이 고장 났을 때 무선 인터넷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재난 과정에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 SNS는 ‘희망 센터’


지진 직후 일본에서는 초당 1200개가 넘는 트위터 메시지가 올라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트위터 사용자들은 #jishin(지진), #anpi(안부) 같은 해시태그(특정 주제에 대한 내용임을 알리는 표시)를 활용해 지진 정보를 한데 모으고 있다.

서로 안부를 묻는 것은 물론 여진 발생 상황, 긴급 구호 시설 위치 같은 정보를 교환하면서 온라인 ‘희망 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 지진 발생 초기 슬픔과 허탈함이 대부분이었던 메시지 내용도 점점 희망적으로 변하고 있다.

ID aya0221dearest가 “걱정 마세요, 우리가 어른이 되면 꼭 옛날처럼 (멋지게) 돌려놓을 테니까요(大丈夫, 大人になったら僕らが絶對元に戾します)”라고 쓴 메시지는 젊은 세대의 재해 극복 의지를 담은 캐치프레이즈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적 IT 업체도 ‘희망 기부’에 나섰다. 구글은 친지들에게 실종자 정보를 제공하는 ‘퍼슨 파인더(Person Finder)’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도 아이튠스 스토어에 성금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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