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앤드루,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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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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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차남, 미성년자 성매매 巨富와의 추문 이어예멘 등 독재국가에 무기 파는 로비스트 활동 의혹

‘여왕이 가장 사랑한 아들에서 왕실의 골칫거리로.’ 다음 달 26일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는 영국 왕실이 윌리엄 왕세손의 작은아버지 앤드루 요크 공작(51·사진)의 잇단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그는 최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비롯해 진 엘아비딘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아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어 미성년 소녀와 성매매 혐의로 2008년 기소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씨(58)에게 전처인 세라 퍼거슨 씨의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엡스타인 씨와 성매매를 한 17세 소녀와 앤드루 공작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어 독재국가에 무기를 파는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10일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앤드루 공작은 2009년 9월∼2010년 1월 예멘 지도자들과 세 차례 면담을 하고 16만 파운드(약 2억 원) 상당의 총탄과 방탄복 등을 파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텔레그래프는 마크 필드 보수당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앤드루 공작이 아제르바이잔에 투자해야 한다고 의회에 도움을 청했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부친에 이어 8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나라. 최근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구금과 고문을 자행해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데일리메일이 “앤드루 공작이 알리예프 대통령과 골프장 및 사우나를 다닐 만큼 가까운 친구”라고 보도하자 영국 내부에서는 “왕실 가족이 독재 지도자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그가 2001년부터 맡고 있는 무역투자청(UKTI) 특사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공작은 현재 왕위계승 서열 4위다. 왕실 해군대를 졸업한 후 1979년 공군에 입대해 12년간 헬리콥터 파일럿으로 복무했으며 1982년 포클랜드전쟁에도 참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세 아들 중에서 앤드루 공작을 가장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1996년 퍼거슨 씨와 이혼한 후 인터뷰에서 잦은 말실수, 호화 출장, 사치와 부채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앤드루 공작은 UKTI 특사로 활동한 10년간 회당 평균 5만 파운드(약 9080만 원)의 출장 경비를 써왔다. 최근 그는 측근에게 “특사 자리를 뺏길까 두렵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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