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하야→퇴진거부’ 전세계 언론 오보 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1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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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즉각 퇴진을 거부했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 거부 발표를 하기 직전까지 전 세계 대부분의 주요 언론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오보'를 한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설은 11일 오전 0시 9분 영국 BBC 방송 인터넷 판에 "'무바라크가 사임할지 모른다'고 집권 국민 민주당 사무총장이 말했다"는 속보가 뜨면서 시작됐다. 비슷한 시각 AP 통신도 BBC를 인용해 "하야가 입박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오전 1시를 전후해 이집트 군은 긴급 TV 성명을 발표했다. 역시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를 시사하는 내용이었다. 카이로 지역 군 사령관도 타흐리르 광장에서 "여러분 요구가 오늘 수용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에서도 "오늘 무바라크가 물러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무바라크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중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일부 연방의원들에게 말했다는 내용이 CNN 전파를 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시건 연설에서 "오늘 이집트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후 "무바라크 대통령이 TV 연설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야설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전 5시 56분 분위기는 반전됐다. 무라바크 대통령은 TV를 통해 약 15분 동안 연설을 하면서 "퇴진하지 않고 9월 선거를 잘 관리하겠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황규인 기자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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