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속기사도 없이 비공개 만찬… ‘허심탄회 토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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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백악관 다이닝룸 만찬… “환담 넘어 밀담 오갔을 것”

‘오-후(Obama-胡)가 역사적 오후(午後)를 함께 보냈다.’

주요 2개국(G2) 시대라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풍랑 속에 같은 배를 타게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오후 6시 반경 백악관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19일의 백악관 국빈방문 공식만찬에 앞서 열린 이날 만찬은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숙소인 백악관 관저 내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열렸다. 이 장소는 1800년대부터 미국 대통령 가족이 식사해온 사적이고 친밀한 공간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실무방문’을 했던 2009년 6월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곳에서 오찬을 했다.

이날 만찬에는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고 중국은 후 주석 외에 2명이 참석했다. 백악관은 “공식 만찬이 아니라 서로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특별한 자리였다”고만 소개했다.

이날 만찬은 대화내용을 기록할 속기사도 두지 않을 만큼 비공개리에 이뤄졌다. 이번 회담을 포함해 8차례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이지만 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서 30여 분간 회담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날 만찬은 편안하고 오붓한 자리에서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려고 했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만찬 회담록 작성이나 대화 내용 브리핑도 하지 않아 환담이 아닌 밀담이 오갔을 것이란 추측을 낳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서 후 주석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라며 “양국의 교류와 합작을 위해, 그리고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양국의 효과적인 협조를 강화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미 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더욱 세우기 위해 왔다”고 인사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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