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 총격 참사]“페일린 선동정치가 폭력 조장” 책임론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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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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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개혁 찬성 의원 살생부에… 총기 과녁 십자선 표시 공개

“후퇴하지 말고 재장전하라”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왼쪽)가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을 포함해 지난해 건강보험개혁법안에 찬성 투표를 한 민주당 의원들을 공격하는 내용을 풍자해서 만든 그래픽 합성 사진. 민주당을 상징하는 당나귀를 타깃으로 페일린 전 주지사가 총을 겨누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이들 20명의 지역구에 사격 과녁판 표시로 사용되는 십자선을 표시한 지도를 올렸다가 최근 기퍼즈 의원 총격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라잉도그뉴스닷넷
“후퇴하지 말고 재장전하라”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왼쪽)가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을 포함해 지난해 건강보험개혁법안에 찬성 투표를 한 민주당 의원들을 공격하는 내용을 풍자해서 만든 그래픽 합성 사진. 민주당을 상징하는 당나귀를 타깃으로 페일린 전 주지사가 총을 겨누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이들 20명의 지역구에 사격 과녁판 표시로 사용되는 십자선을 표시한 지도를 올렸다가 최근 기퍼즈 의원 총격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라잉도그뉴스닷넷
미국 애리조나 주의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 피격사건으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차기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노리는 페일린 전 주지사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정치홍보 공세가 이번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책임론이 나오고 있는 것.

페일린 전 주지사의 정치활동 단체인 ‘세라팩(Sarah PAC)’은 지난해 봄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뒤 법안에 찬성투표를 한 민주당 의원 20명을 낙선 대상 ‘살생부’에 올리고, 사격 과녁판 표시로 사용되는 십자선을 이들의 지역구에 표시한 지도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자신의 지지자를 상대로 트위터에 “후퇴하지 말고 재장전하라(Don't Retreat, instead RELOAD)!”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지목당한 20명 중에는 기퍼즈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기퍼즈 의원은 당시 불쾌감을 표시하며 “이런 식의 행동은 반드시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했었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과 언론은 페일린 전 주지사의 과격한 정치 선동이 이번 총격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사이트 페이스북에 따르면 현재 자사 사이트에는 ‘페일린에게 책임이 있는가’라는 내용이 화두로 올라와 있을 정도. 블룸버그가 “세라 페일린이 기퍼즈 의원 총격사건으로 타격받았다”고 전하는 등 언론들도 십자선 지도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페일린 전 주지사 측은 “상징적인 그림과 표현이었을 뿐 폭력적 행위를 유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제럴드 포스트 조지워싱턴대 교수(정치심리학 전공)는 “다양한 청중 중에는 상징적인 내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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