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오늘 법원 출두…보석신청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4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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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전문을 대거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14일(현지시간) 두 번째로 법정에 출두해 보석 신청을 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범죄인 인도 관련 전문가를 인용, 이미 얼굴이 널리 알려진 어산지가 잠적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어산지의 보석 신청이 다시 기각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어산지는 여성 2명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스웨덴 사법당국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지난 7일 영국에서 체포됐으며 법원에 보석 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법원이 어산지에게 보석 명령을 내리더라도 스웨덴 사법당국이 이를 문제 삼을 경우 어산지는 이에 대한 법원의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수감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

미국 정부도 간첩법을 적용해 어산지를 기소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산지 측 변호사인 마크 스티븐스는 미국 정부가 기소 절차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티븐스 변호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스웨덴 당국을 인용, 미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에서 어산지에게 적용될 혐의를 논의할 대배심이 비밀리에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어산지에 대한 사법 절차가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위키리크스에 대한 탄압과 어산지의 구금에 반발하는 국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웹사이트 '아바즈'(Avaaz)가 주도하는 온라인 위키리크스 지지 서명에 참가한 사람은 이미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법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이 어산지를 구금한 영국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피터 리케츠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어산지가 법정에 서는14일을 앞두고 해커들이 정부 웹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심지어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 이탈리아판은 어산지를 '올해의 록스타'로 선정하고 그를 영국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에 비유하며 권력에 가려진 모든 비밀을 소탕하는 "천사"라고 치켜세웠다.

진보적 전통을 가진 미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市) 시의회는 미국 외교전문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라이언 매닝 일병이 영웅이라고 선언하는 결의안을 1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결의안은 "전쟁 범죄를 폭로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매닝 일병이 미군 헬리콥터의 이라크 민간인 총격 영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문건을 공개한 당사자라면 그는 영웅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런 중에도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공개로 인한 파문은 세계 각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페루에서는 최근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된 파울 다 실바 장군이 과거 마약밀매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외교전문이 공개돼 군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페루 주재 미국 대사관이 지난해 3월 작성한 외교전문에는 다 실바 장군이 2007년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된 수산업계 인사와 만나 마약 수송을 조율한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다 실바 장군은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며 당시 페루 주재 미국 대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최대 민간은행인 '밀레니엄 BCP'가 이란 진출 대가로 이란의 금융활동 정보를 미국 측에 알려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외교전문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2003년 이라크에서 스페인 기자 호세 쿠소가 미군 공격에 희생된 사건의 진상조사를 스페인 당국이 방해하려 했다는 내용의 외교전문 공개와 관련해 쿠소 기자의 유족들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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