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對 각국 정부, 대결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4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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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와 각국 정부의 대결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위키리크스가 이미 공개한 전문을 포함, 비밀로 분류된 전문 일체를 정부기관 직원들이 적법절차 없이 열람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에 대해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스웨덴 사법당국은 혐의 내용을 보완한 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美, `비밀전문 열람 금지령'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3일 연방정부 산하 전 기관에 직원의 비밀전문 무단 열람을 금지토록 하라는 지침을 보냈다.

예산관리국은 이같은 지침을 담은 문건에서 "비밀문건이 인가 없이 (인쇄물로든블로그나 웹사이트에서든) 폭로됐다 해서 해당 문건의 비밀 분류가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기관 직원과 계약업자들은 비밀정보 보호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예산관리국은 해당 비밀정보가 이미 웹사이트나 언론을 통해 공개됐더라도 관계당국의 승인을 거쳐 비밀이 해제되기 전에는 비밀로 취급돼야 함을 직원들에게 주지시키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다.

모이라 맥 예산관리국 대변인은 "이는 비밀취급 비인가자 또는 비밀로 분류되지않은 정부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컴퓨터의 비밀문건 접근을 제한하는 현규정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의회도서관 등 일부 기관은 전산시스템상 위키리크스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차단 조처를 한 상태다.

◇스웨덴, 어샌지 체포영장 다시 발부

스웨덴 사법당국은 영국에 체류 중인 어샌지의 신병을 확보하고자 그에 대해 성폭행과 성추행 등 혐의 내용을 보완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 영국 경찰에 발송했다.

카린 로산더 스웨덴 검찰청 대변인은 "영국 경찰이 범죄사실 일체의 최대 형량에 관한 추가정보를 요청해 와 이를 포함해 영국 경찰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스웨덴 검찰은 최근 어샌지에 대해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유효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영국 경찰은 영장 내용이 불완전해 어샌지를 검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경찰 측 소식통도 새로 발부된 영장이 "이틀 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에 어샌지 측은 스웨덴 사법당국의 이같은 조처 배후에 외교전문 폭로와 관련한 타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체포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어샌지의 변호를 맡은 비요른 후르티그 변호사는 3일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에서 어샌지의 소재나 언제 자신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는지는 밝히길 거부했으나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후르티그 변호사는 어샌지가 스웨덴으로 이동해 검찰 조사에 협조할 의향을 밝힌 적도 있으나 검찰이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러' "외교전문, 美 외교 `냉소주의' 드러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에 미국 외교정책의 `냉소주의'가 완연히 드러나 있다고 3일 평가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남부 크라스나야 폴랴나에서 합동 브리핑 중 "유출 전문은 여러 국가, 이 경우는 미국의 외교정책적 평가와 결론 속에 만연한 냉소주의를 전면에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발송한 전문에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로빈',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배트맨'으로 묘사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직책상 푸틴 총리의 상급자이면서도 실제로는 조수 역을 맡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은 유출된 문건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은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피해망상 환자가 아니며 유출된 정보 중 무엇도 러시아-미국 관계와 연결짓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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