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갈등’ 항공-관광업계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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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상대국 여행주의보 잇단 발령… 예약 무더기 취소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항공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 내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반일 과격시위와 관련해 19일 중국 여행을 계획하는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센카쿠 갈등이 시작된 이후 일본항공(JAL) 및 전일본공수(ANA) 중국노선에서 모두 1만1000여 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일본항공의 오니시 마사루(大西賢) 사장은 중국 노선의 예약 취소가 증가함에 따라 일시적인 감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관광객의 중국 방문과 중국 관광객의 일본 방문도 크게 줄어들고 있어 관광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관광업체인 JTB의 경우 올 11월과 12월 중국 관광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와 20% 감소했다. 중국은 자국 여행사를 통해 일본 여행 자제를 요구하고 있고, 일본 관광객은 중국 내 반일 시위에 따른 안전 문제를 우려해 중국 관광을 꺼리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여행주의보 발령과 관련해 “우리는 앞으로 유사한 시위가 중국 다른 지역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에서 외출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공공장소에서 말이나 행동을 주의할 것”을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앞서 중국도 이달 1일 일본을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한편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 해상에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디오 공개에 소극적이었다.

비디오에는 중국 어선이 순시선을 들이받고 달아나는 장면이 생생하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디오가 공개된다면 중국 정부와 여론이 다시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양국 관계개선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과 에다 사쓰키(江田五月) 일본 민주당 최고고문이 19일 베이징(北京)에서 회담을 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베트남과 일본에서 열리는 지역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것이 양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두 정상의 회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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