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토 美대법관 “앞으론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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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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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오바마 국정연설 듣다 “사실 아닌데…” 고개 절레절레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60·사진)이 내년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16일 전했다. 얼리토 대법관은 최근 뉴욕 맨해튼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매년 국정연설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너무 정치적이고 어색하게 느껴져서 앞으론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초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자리에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주요 인사가 참석해 연설을 경청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고 얼리토 대법관 역시 사법부의 일원으로 이 행사에 참석해왔기 때문에 그의 불참 발언은 관심을 끌었다.

외신들은 그의 발언을 두고 올해 초 국정연설 때 빚어졌던 해프닝을 상기시켰다. 얼리토 대법관은 올 1월 국정연설에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동료 대법관 5명과 함께 참석해 연설을 듣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한 연방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개를 저으면서 “사실이 아닌데…”라고 혼잣말을 하는 입 모양도 카메라에 잡혔다.

문제가 된 판결은 올 1월 연방대법원이 “기업의 선거 관련 광고 제작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일반적인 미국인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대형 석유회사, 월가의 은행들, 건강보험회사 등에 승리를 안겨준 셈”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한편 얼리토 대법관 외에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최근 은퇴한 존 폴 스티븐스 전 대법관 등 3명은 오래전부터 국정연설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얼리토 대법관은 2006년 1월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법관에 취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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