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700m 칠레 붕괴광산에 고립된 광원 33명 ‘기적의 생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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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작업 최소 4개월 걸려”

“(생존 소식을 듣게 돼) 매우 기쁘다. 나는 그들에게 온 나라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5일 북부 코피아포의 소형 광산에 파묻힌 뒤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던 광원 33명이 모두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히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지하 700m 갱도에 파묻혔던 칠레 광원들이 무려 17일 만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칠레 전역이 들떠 있다.

지하 약 700m 지점 비상 피신처에 모여 있던 광원들은 갱도까지 뚫고 들어온 구조대의 드릴에 “피신처에 있는 33명 모두 괜찮다”는 쪽지를 매달아 생존 사실을 알렸다.

라우렌세 골보우르네 광업부 장관은 광원 가족들이 2주일째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사고현장에서 한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구멍으로 소형 카메라를 내려 보내 광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산소와 식량, 식수 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원들이 손을 흔들며 기뻐하는 모습이 구멍을 통해 보낸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들의 기적 같은 생존 소식이 알려지자 음악 공연과 함께 곳곳에 국기가 내걸리는 등 칠레는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그러나 지하 700m까지 지름 68cm의 수직갱을 뚫고 매몰된 광원들을 구조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조 책임자인 안드레스 수가레트 씨는 “새 터널을 뚫고 광원들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최소 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450km 떨어진 코피아포 시 인근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 발생 당시 광산 관계자들은 “갱도 피신처의 공기와 음식이 48시간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양”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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